걸 순또르는 선배 이주노동자들이 당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재입국 후 2년 6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회사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는데도 어느 날 갑자
기 사장 아들이 외국인등록증을 내놓으라고 했다. 근무처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
다. 알고 보니, 사장이 무슨 이유인지 사업장 폐업 신고를 했다고 했고, 아들이 새로운 사
장이 돼 있었다. 고용허가제는 사용자가 변경되었을 때, 15일 이내에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나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는 그 기한을 놓쳐버렸는지, 60만
원의 과태료를 냈다면서 그 돈을 월급에서 공제한다고 했다. 자기 잘못도 아닌데, 60만 원
을 떼인 순또르는 억울한 생각에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에 도움을 호소했다.
그에 대해 회사에서는 양측 잘못이라고 우기면서 30만 원은 선의로 지급해 줄 수 있으
나, 30만 원은 순또르가 내야 한다고 우겼다. 순또르는 과태료 절반을 부담하는 것에 동
의했다. 하지만 회사는 앙갚음을 했다. 평소 3년 만기 후에 근로계약 연장을 해 줄 것처럼
말하던 회사는 체류기한 1주일을 남기고,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상담사례, 2016. 9. 16)
◆ 사례 2. 병든 이주노동자에게 귀국부터 권하는 사회
인도네시아인 유디는 2013년 6월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이다. 자
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에서 2년 11개월을 일하고, 휴가를 앞둔 어느 날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며 어지럼증을 느낀 순간, 공장 바닥에 쓰러졌다. 두개골을 절개하는 수술을 받
고, 조직검사 결과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유디가 어떤 암인지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인도네시아로
빨리 돌아가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치료받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고,
언제 완치가 가능한지도 모르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가서 치료받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퇴
사 처리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한 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안대를 한 유디는 항암치료를 시작
하지도 않은 자신에게 출국을 권유하는 회사가 원망스러웠다. 휴가 기간 중에 결혼할 계
획이었던 유디는 한국에서 치료받고 싶어 한다. 회사측 말처럼 항암치료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그 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의료기술이 뛰어난 한국에서 제대로 치료받는 게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유디의 바람과 달리 회사에서는 유디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퇴사 처리해 버렸다. 회사
에서는 어차피 귀국할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 휴가가 예정돼 있었지만,
‘암에 걸린 이상 다시 입국하겠나’ 싶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얼마 후 병원에서는 의료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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