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족 동반을 허용하지 않는 고용허가제는 가족 재회 를 위한 휴가마저 고용주에 의해 제한될 수 있고, 계약 연장이나 재입국 등을 위한 조건 으로 고용주가 이주노동자의 이익을 상당 부분 침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 별히 이주노동자는 퇴직금을 국내에서 수령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현행 고용허가제는 고용주가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고 근로계약을 요구해도 어쩔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주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당하지 않고 안정적 체류자격을 가질 수 있 으려면, 입국할 때 고용관계와 상관없이 체류기한을 부여하면 된다. 하지만 정부는 그럴 경우 고용관계의 실질적 주도권이 이주노동자에게 넘어가는 노동허가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 사례 1. 체류자격 연장은 고용주 임의사항 첫 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한국에 온 인도네시아인 순또르는 같이 입국했던 이주 노동자들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래도 골판지 제작 특성상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공장 에서 4년 10개월을 일했다. 이어 성실근로자로 재입국하여 3년을 더 일하고 2016년 9월 에 귀국했다. 귀국하기에 앞서 그가 털어놓은 한국생활은 ‘을’의 설움이었다. 사장은 순또르의 체류 자격 연장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갑질’을 해댔지만, 그 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 3년 근무 후, 1년 10개월 연장할 때 회사에서는 ‘휴가’를 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해 줬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연장계약자에게 휴가를 허락하고 있지만, 휴가 를 갔던 선배들은 그 누구도 재입국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순또르는 가족들에 대 한 그리움을 속으로 삼켜야 했다. 그나마 성실근로자로 재입국할 때는 회사도 어쩌지 못 했다. 만 5년 이상 계속 체류한 외국인은 영주권 취득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조항 때문 에 출입국에서 3개월 이상의 출국을 요구하였기 때문이었다. 순또르가 한국에 있으면서 출입국 덕을 봤다면 딱 한 번, 그 조항이었다. 그런데 이때도 회사는 갑질을 했다. 4년 10개월 동안 퇴직금 명목인 삼성출국만기보험 을 급여보다 적게 납입했던 것이다. 잔업과 야근을 빼놓지 않았던 순또르는 원래 받아야 했던 퇴직금의 절반 밖에 지급받지 못했지만, 따질 수 없었다. 그랬다간 재입국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입이 있어도, 알고 있어도 모른 척 하는 게 최선이라는 122 다문화 사회의 출입국관리와 인권 : 국경을 넘는 이주민 인권 -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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