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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75조의 규정이 행정입법권의 위임과 관련하여 의회유보원칙이 구체
화된 헌법적 표현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조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법률의
명확성은 행정입법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다소 위임의 명확성
이 완화될 수는 있으나, 입법자가 국가공동체의 본질적인 것을 법률로써 스스
로 결정해야 하고 이를 위임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제75조의 요청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마. 헌법재판소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근거조항으로 언급한 법률조항들
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임법률조항들의 내용은 단지‘학교에서 학
생의 인권이 보장되도록 교육감은 관할 구역 내 학교의 운영에 관한 사무를 지
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과 교육에 관한 조례안의 작성 및 제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법률조항들이 지방자치단체에 조례로써 기본권을 제한하도록 위임
하는 조항들이라면, 위 법률조항들에 의한 위임은 사실상 아무 것도 정하지 않
은‘백지위임’에 해당한다. 이러한 백지위임은 지방자치단체가 가지는 지역적
민주적 정당성에 의해서도 극복될 수 없는 중대한 법치국가적 결함이다. 입법
자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본권의 제한에 관하여 위임할 수 있으나, 개인의 기본
권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언제나 개별적 법률에 의한 구체적 위임이
어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헌법재판소가 학생인권조례의 근거조항이라고 언
급한 법률조항들이 과연 학생인권조례가 내포하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기본권
제한에 관하여 위임한 법률조항으로 이해될 수 있는지, 나아가 설사 이를 위임
의 근거조항으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학생인권조례의 규율내용은 위임의 범위
를 넘어선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가‘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사건’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입법
권을 위임하는 일련의 법률조항들의‘존재’만을 단지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것
에 그치고, 위임법률의‘내용’이 본질적인 사항을 스스로 정하고 있는지의 관
62 _ 학생인권조례 안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