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국가
2. 국가의 소극적 의무와 적극적 의무
신체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은 국가가 최대
한 간섭하지 않아야 누릴 수 있는 권리들로서 국가의 소극적 의무를 요구합니
다. 반면에 타인의 범죄행위로부터 보호나 쾌적한 환경에서의 생활은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데, 이는 국가의 적극적 의무를 요구합니다.
인권을 보장하는데 이처럼 국가의 의무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이 지금은
다소 무의미하지만, 이는 「세계인권선언」을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경제적·사
회적 권리’라는 두 개의 규약으로 나누어 채택하면서 시작된 측면이 있습니다.
냉전 당시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은 결국 규약을 두 개로 갈랐고, 이는 국
가가 적극적 의무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후 국가의 적극적 의무는 1985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위원회(이
하 사회권규약위원회)가 만들어지고, 1986년 림버그 원칙의 합의와 1997년 마
스트리히트 가이드라인이 채택되면서 구체화됩니다. 이에 대해 국가는 ‘점진적
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가용자원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조치를 취하도
록’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아직까지도 그 의무로부터 벗어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국가의 적극적 의무는 대부분 사회권과 연결되어 있지만 자본주의가 팽배해
지고 이로 인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오히려 국가의 개입을 통
해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예를 들면,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은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어떤 존재가
되거나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자유로운 것이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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