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26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청원권을 사실상 무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내용이므로 이
각서에 서명을 하여야 함을 강요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양심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받는다고 느낄 개연성이 인정됨.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피진정인 교장이 각서를 제시하면서 대화 당일(10.28) 당장 각서에 서명을
하라면서, 강요로 보일 정도의 압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나, 그 목적이 진정인이 담임을 맡아
서는 안 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위를 하고 있는 학부모들을 진정시키고자 하는 선의였음
이 인정됨. 진정인이 직접 제출한 당시 대화 녹취록에서 이 상황은 아래와 같음.
라) 특히, 당시는 진정인의 휴직 후 임시강사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대화 다음날
(월요일)부터는 담임을 결정해야 할 시간적 급박감이 있었음도 인정됨. 즉, 진정인이 담임을 맡
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학부모들과 담임을 계속 맡고 싶어 하는 진정인 사이에서 관리자로
서 피진정인 교장은 둘 간의 타협을 이끌어낼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으며, 진정인의 각서가 매
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고 판단했을 정황이라 할 수 있음.
마) 즉, 진정인의 담임직 박탈을 무기로 하여 각서를 강요했다고 보기보다는, 진정인에게 담임직을
계속 맡기고 싶어하던 피진정인이 학부모에 줄 일종의 타협안으로 각서를 고안해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진정인이 각서 서명을 거부한 것은 본인의 선택이었으며 피진정인도 더 이상의
압박을 하지 않았고, 학부모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결국 담임직 박탈을 결정한 것임. 진정인은
‘각서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담임직을 박탈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각서에 서명하지 않아
더 이상 학부모 설득이 어려우므로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담임을 교체했다’고도 볼 여지가
있는 것임.
바) 단순화 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음.
① 담임교체의 필요성이 없던 상황에서 “이 각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담임직을 박탈할 것이다”
고 했다면 인권침해 여기가 높음.
② “학교장으로서 판단하건대 당신은 담임으로서 역량이 부족하고, 게다가 학부모들도 담임교
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학기중에 담임을 교체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
니므로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싶다. 대신 학부모들을 설득해야 하므로 각서에 서명
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였다면 강요라 볼 수 없고 오히려 진정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
였다고 해석해야 함. 다만, 각서의 내용이 양심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개
연성이 높다는 점은 변하지 없음.
바) 결론적으로, 동 진정은 비록 각서 내용은 인권침해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전체적인 정황
을 고려했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제안으로 볼 여지가 높다는 점이 인정되므로 인권침해
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따라
기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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