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피해자를 대신한 보복기관이 아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 용의자를 저주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사
람의 감정상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국가라는 존재가 없
다면 피해자는 당장이라도 범죄 용의자에 대하여 보복을 하고 싶을
것이다.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것이 바로 홉스가 말하는 사회 이전
의 인류의 모습인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
러한 환경에서는 살 수 없다. 언제든지 피의 보복을 당할 수 있는 환
경은 인간을 동물의 세계로 내몰게 한다. 이 때문에 사회계약론자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여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끼리 계약
을 맺은 것이 국가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상이 말해주는 것은 국가
가 결코 피해자를 대신한 보복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 사회에서
악의 순환이 발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국
가는 중립적이며 냉철한 이성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근대 국가사상의
기본이다.
이 같이 볼 때 수사기관의 종사자가 수사업무를 하면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 용의자를 대한다면 그것은 마치 피해자를 대신하여 보
복행위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국가의 존립 목적에 결코 부
합하지 않는다. 국가의 업무를 대신하는 수사기관의 종사자는 바로 이
러한 점을 직시하여 결코 흥분해서는 안 된다. 국가가 피해자와 눈높
이를 동일시하는 순간 국가의 질서는 무너지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6 | 경찰과 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