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있다. 엄연한 인권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이주민들의 인권 보장이 이처럼 어려운 이
유는 현실 세계에서 ‘인권’이 국가 ‘주권’이라는 구조에 의해 제한되고 규제될 수 밖에 없
다는 점에 기인한다.
주지하다시피 근대의 인권 개념은 주권 개념과 동일시 되었다(조효제 2007). 그것은
근대적 인권 곧 시민권 개념이 인권의 주체로서의 시민의 개념을 “단 하나의 민족 국가
에 소속되는 모든 사람”으로 제한했음을 뜻한다. 주목할 점은 지구화와 이주의 시대, 국
경을 넘는 이주가 보편화되면서 비국민 체류자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Castles & Davidson 2000).
근대적 시민권 개념이 고수되는 경우, 곧 인권의 주체가 ‘국민’으로 제한되는 경우, 비
국민 거주민, 곧 대부분의 이주민들의 인권은 국민과 동등한 법적 보장을 받기 어려워진
다. 이주민들이 엄연한 인권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법적 보호로부터 배제되는 모
순된 상황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
장할 의무를 진다”(대한민국 헌법 제 10조)라고 명시함으로써 국가 책무의 핵심이 개개인
의 ‘인권 보장’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의 주체로
서의 ‘개인’의 범위를 과연 이주민에게로 확장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기본권의 보장에 관한 각 헌법규정의 해석상” “국민과 유
사한 지위에 있는 외국인은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은 인간의 권리로서 외국인도 주체가 될 수 있고, 평등권도 인간의 권
리로서 참정권 등에 대한 성질상의 제한 및 상호주의에 따른 제한이 있을 뿐이다”라고
설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4.12.29. 선고 93헌마120 결정; 헌법재판소 2001.11.29. 선
고 99헌마494 결정).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이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으로 제한하는 단일민족성을 고수하
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헌법전문, 헌법 제69조 등)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위은
진 2011). 이러한 법 기조 하에서 이주민의 인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되는 일은 쉽지 않다.
90 외국인 정책과 이주민 : 외국인 정책과 제도는 얼마나 이주민 인권친화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