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는 기업의 인권침해를 선진국의 보호무역을 정당화하는 빌미로 활용할 수 있다
고 의심할 수도 있다. 기업의 인권존중책임이 국제법상의 의무로 인정되면 인권존
중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의 상품이 자국에 수입되는 것을 봉쇄하는 조치가 정당
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다. 이런 조치는 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거나 사회적
가치관의 차이가 큰 나라와의 교역에 있어서 심각한 장애 내지 분쟁으로 비화될
것이다. 이런 조치는 또한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상호불신을 증폭시킬 소지를 안
고 있다.
때로는 법적 의무보다 사회적 내지 도덕적 의무가 더 큰 규범력을 가진다는 점
을 감안한다면, UN 기업과 인권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업이 그 사업수행에 있어서
인권을 존중하여 경영할 책임이 있다는 점이 국제적으로 승인되었다는 점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프레임워크에서는 기업이 인권존중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사법적 비사법적 구제수단을 구체화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기업의 자발적 실천에 맡겨 두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
법적 비사법적 구제수단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는 국가, 기업, NGO 등 관련 당사자
의 창의적인 노력에 맡겨져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존 러기 교수의 UN 기업과 인권 프레임워크 이후 향후 상당기간 기업의 인권
존중책임을 국제법적 의무로 승격시키는 시도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다수
의 국제기구, 기업집단, 노동자단체, NGO는 기업이 인권존중책임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게 하고 감시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가 없을 때에는 다
국적기업을 중심으로 다시 기업의 인권존중책임을 국제법상의 의무로 승격시키고
자 하는 시도가 재연될 것이다. 그 때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할 것이므로
Norms가 한층 더 구체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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