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최근 우리사회가 체류 외국인이 200만을 넘긴 지금,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민
족이나 인종이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라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이는 드물다.
이주노동자8와 결혼이주민, 재외동포와 북한이탈주민, 난민 등 다양한 형태로 입국한
다문화사회 구성원들은 긍정적인 면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국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
하고, 우리 사회 문화다양성을 풍부하게 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일자리 잠식 논란과 문
화적 차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다문화 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인간 의식 깊숙이 내재돼 있는 정
신적 소득으로서의 문화는 간과하고,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외국의 전통의상과 음식, 전
통공예와 놀이 등을 체험하는 것을 다문화이해라고 치부해 왔다. 그와 더불어 인권감수
성 없이 쏟아진 많은 정책들은 우리사회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 등의 다문화 구성원
에 대해 차별 없이 ‘잘’ 대해 주고 있다는 자기기만에 빠질 위험성을 늘 안고 있다. 가령,
‘다문화사회니까 대한민국이 출입국 관리를 당연히 인권 친화적으로 잘 하고 있겠지’하
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출입국 업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경통제와 체류관리 등의 통
제행위를 하는 과정으로 성질상 ‘인권 친화’적이기 쉽지 않다. 오히려 출입국은 통제라는
권력행사를 할 때 문화충돌과 인권침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 중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사용자의 뜻에 따라 체류자격 여
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체류 안정성이 취약하여 기본권 침해에 노출되기 쉽다. 특별히,
체류기간을 넘기거나 체류자격 외 활동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될 경우는 ‘대한민국 법
질서’를 강조하는 출입국 공무원의 법 집행 과정이나 고용주들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고 권
리를 침해당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출입국이 이주노동자 친화
8) 국경을 넘어 타국에서 취업한 노동자로, 국적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이주민’이라는 배타적 어감을 고려하여
국제노동기구(ILO)가 사용하는 용어이다(국가인권위원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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